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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Talk

[북토크] 그곳에 마산이 있었다 / 남재우 김영철 / 글을읽다

by 꿈꾸는몽당연필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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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글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오타든 비문이든, 사실이든 생각이든 쓰인 들에 대해 독자들은 자신 나름대로 비판할 권리를 획득한다. 그래서 조용히 사는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다. 모든 작가는 모든 사람에게 칭송과 비판을 받는 일을 감내해야 한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다룬 내용을 다룬 책들은 더더욱 그렇다.

 

남재우, 김영철 공저로 쓰인 <그곳에 마산에 있었다>는 대부분 김영철이 쓴 것이고 남재우는 감수 또는 자료 수집에 대한 정리만 한 것이다. 아니 그냥 이름만 올려 줬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 책은 마산을 대표하는 책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이 책을 검색하면 몇 곳이 나오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서평이 없다. 필자도 이 책을 굳이 서평 할 생각은 없다. 요즘은 한 편의 책을 읽고 '독하게' 서평 할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느낀 대로 독후감처럼 써 내려간다. 이 책도 그렇게 쓸 것이다.

 

결론부터 내려보자.

"참 좋은 책이다."

 

마산에 대한 주관적인 동시에 객관적인 서술을 한 책이 있던가? 없다. 필자도 마산 여행을 준비하면서 마산에 관련된 책들을 몇 권 모았다. 단순한 맛집이나 관광이 아니라 역사적 탐방을 겸하기 때문에 어느 곳을 여행하려면 많은 준비를 한다. 마산은 자주 갔던 곳이기도 하지만, 단 한 번도 깊이 들어가 보지 않은 곳이다. 그냥 거쳐 가는 곳이었다. 그런탓에 마산은 익숙하지만 낯설다. 내부자 시선이 없기 때문이다.

 

마산이 결코 작은 도시가 아닌데도 내 주변에 마산 출신이 거의 없다. 이상할 정도로. 대신 김해 출신은 의외로 많다. 인천에 살 때도, 경기도에 있을 때도 묘하게 김해 사람들은 내 주변에 있었다. 하지만 경상도에 사는 지금도 마산 사람은 없다. 무엇 때문일까? 마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없기 때문일까? 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산은 공업도시로 대부분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도시다. 이건 부산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마산에서 살아온 사람의 내부자의 관점으로 기록된 책이기에 참으로 귀한 책이다. 필력이 있든 없든 그건 두 번째다.

 

책은 5장으로 분류했다. 1장에서 마산의 역사적 이야기를 다룬다. 2부에서는 마산의 인물, 3부는 마산의 정신, 4부는 예향 마산이란 주제로 문학과 음과 관련된 부분을 다룬다. 마지막 5부는 '마산 사람의 신명'이란 제목으로 마산이 향유한 '흥'을 다룬다. 누군가는 이 책에 대해 '두껍다'라고 말하지만 마산의 자료에 갈급한 나로서는 너무 부족하고 미미하다. 이건 순전히 나의 욕심이다. 400쪽 가까이 되는 책을 '너무 부족하다' 말하는 건 실례다. 하지만 내게는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은 차원이 좀 다르겠지만 서원골은 예전 마산 사람들에겐 허퍼와 같은 곳이었다." 19

 

서원골... 처음 듣는 말이다. 마산과 인연을 맺어온지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서원골이라... 카카오맵으로 찾으니 교방천이 흐르는 곳이다. 이곳을 기억하는 이유는 유난히 신호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해운대와도 연이 깊은 최치원이 마산에도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고 한다.

 

지도를 보면 마산은 북동에서 남서로 이어지는 긴 방추형 모습을 하고 있다. 이번에 마산에 대해 알아보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어떤 자료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 것을 읽고 실제로 찾아보니 정말 그랬다. 초기 마산은 마산 합포구 지역이다. 마산은 원래 창원부에 속해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 창원군과 마산으로 따로 분립된 것이다. 이번에 창원시로 합병된 것도 창원의 본 명을 찾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마산'이란 지명을 잃어버린 이들에게는 슬픈 일이지만.

 

참 좋은 책이다. 현대의 복잡하고 화려한 문명이 덧씌워지기 전 마산의 옛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외지인으로 눈으로 도무지 찾을 수 없는 7-80년대 화려했던 마산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좋다. 마산을 여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마산 전문 블로그는 왜 없는 것일까? 참 아쉽다. 마산의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는 그런 블로그 말이다. 내가 마산에 산다면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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