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주가 지났다. 정확히는 13일이 지났다. 하루만 채워지면 2주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진부한 표현이지만 시간은 '쏜살'처럼 흐르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난다. 지난주 장을 보러 나가서 현금이 없어 농협에 들러 현금 인출을 했다. 농협에 가는 길에 당면 만두와 생두부를 팔고 있어서 현금을 찾아 나올 때 살 생각이었다. 10여분이 지나 다시 돌아와 보니 그대로였다. 예전에 김치 찌개에 들어간 두부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한 모만 살 걸 두모로 달라고 했다. 욕심이다. 이래서 배가 고플 때 장을 보면 안 된다. 배가 고프면 뭐든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냉동 대패삼겹살과 묵은 김치를 섞어 김치 찌게를 끓였다. 이틀 뒤 두부를 삶아 김치를 얹어 간식으로 먹었다. 맛있었다. 한 모 반을 사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반모는 가져온 검은 비닐 안에 그대로 모셔 두었다. 언젠가는 먹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2주가 흘러 버린 것이다.
나의 예상은 대부분 빗나간다. 빨리 먹을 것 같던 음식들은 종종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버려질 때가 많다. 김치를 꺼내려 냉장고를 열다 검은 비닐을 만졌다. 물컹하다. 두부다. 아, 그래 두부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걸 안다. 버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더 이상 두면 두부가 심하게 상해 다른 음식에도 안 좋은 균이 옮길 것 같다. 바로 꺼내 비닐을 열었다. 전에 보지 못한 붉은색이 번져 있다. 공장에서 만든 진공 멸균 포장된 것이 아닌 일반 판 두부라 더 빨리 상한다.
두부의 유통 기한은 길지 않다. 마트에서 멸균 포장되어 판매하는 두부는 약 2주 정도라고 한다. 물론 유통기한이다.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를 한다면 유통기한이 지난 10일 정도는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포장되지 않는 판 두부는 길어야 3일이다. 그것도 6 도시 이하 냉장 보관일 때이다. 그러니 이 두부는 지나도 한 참 지난 것이다.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유통 기한이 짧은 식품은 버리기 일쑤다. 음식을 아끼기 위하여 유통 기한이 긴 식품을 사면 대부분 몸에 해롭다. 유통기한은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난 항상 여기서 딜레마에 빠진다. 오래 편하게 먹을 식품을 사면 몸에 해롭고,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을 사면 유통기한이 길지 않아 먹지 못해 버려 낭비가 심하다.
문득 유통기한과 인생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필요로하고, 요긴한 사람은 짧은 생을 마치고 일찍 세상을 뜰 때가 많다. 하지만 사회에 해로운 자들은 어찌나 오래 사는지. 성경에도 악인은 장수하는 것 같아 괴로워하는 이야기가 나온다.(전 7:15) 참으로 기이한 아이러니다.
유통기한을 지나 소비기한도 한참 지났으니 이제 버려야 한다. 아깝다 먹으며 더 손해다. 해로운 균이 몸을 망가뜨릴 것이다. 아쉽지만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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