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동 카페, 인디샷 오픈

꽃무릇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 날

 

꽃무릇이 흐드러지게 핀 가을의 어느 날, 수영동에 작은 카페 하나가 문을 열었다. 오래된 건물 사이에 자리한 아담한 카페, 겉보기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창문 너머로 살짝 보이는 작은 몇개의 화분과 테이블, 그리고 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햇살이 사람들을 유혹했다. 유난히 따뜻한 가을 햇살이 그곳을 비추고, 바람이 살며시 창가를 스치며 꽃무릇의 향기를 카페 안으로 끌어들였다.

 

나는 그날 우연히 그 카페 앞을 지나쳤다. 계절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에서, 피어오르는 커피 향이 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들어서자마자, 바깥의 소음이 잠잠해지고, 은은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 안의 공기가 나를 감쌌다. 벽에는 수수한 색깔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작은 선반 위에는 주인이 소중하게 모아둔 듯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었다. 그 작은 공간은 단숨에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카페 주인은 아직 서툴지만 따뜻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의 손끝에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커피 향과 함께 내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날은 특별한 계획이 있던 날도,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나선 날도 아니었다. 그러나 꽃무릇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이 작은 카페에서, 나는 무언가 소중한 것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니, 꽃무릇이 붉게 피어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 계절이 주는 감성이 깊이 스며들었다. 꽃무릇은 마치, 늦여름과 가을 사이를 잇는 다리처럼, 그 짧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가득 담고 있었다. 그 꽃들이 지고 나면 또 다른 계절이 올 테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붉은 꽃들이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았다.

 

나는 그 작은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그날의 기억을 마음에 새겼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선 이 작은 공간이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날이었다.

 

 

이름은 인디샷

무슨 뜻일까?

 

인터넷을 검색하니... 인스타그램이 있다. 이곳에 올려진 글을 옮겨 왔다.

https://www.instagram.com/cafe.indie.shot/

2017년 부산의 독립예술영화 배급사로 출발한
저희는 8년 동안 다양한 영화를 소개해왔습니다.
좋은 영화와 사람을 이으며 성장했지만,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2024년 9월, 수많은 고민 끝에
영화 같은 순간을 담아내는 ‘카페 인디샷’을 오픈합니다.

'indie'는 독립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shot'은 중의적인 의미로, 한 발의 무엇, 한 잔의 무엇, 한 번의 무엇 그리고 그 모든 쇼트를 의미합니다.

‘indie-shot’은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걷는 당신이
시도하는 모든 것입니다.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Take a indie-shot!

☕️
Cherished movie-like moments in everyday life, Indie Shot ☕️

Starting as an independent art film distributor in Busan in 2017, we have introduced various films over the past 8 years. We've grown by connecting great films with great people, but in the rapidly changing market, we felt the need for a new challenge.

In September 2024, after much deliberation, we are opening 'Cafe Indie Shot', a place that captures movie-like moments.

'indie' means independence. 'shot' has multiple meanings: a single attempt, a single drink, a single moment, and all those shots combined. ‘Indie-shot’ is everything you attempt on your unique path.

We hope you find small happiness and new inspiration over a cup of coffee here.

Take a indie-shot!

 

 

 

 

혹시나 싶어 지도를 검색하니 카카오 지도에 잡힌다. 많이 올랐다. 아직 정식적으로 오픈 것도 아닌데 말이다. 바지런하다. 앞으로 사랑 받을 카페다. 자주 갈 성 싶다.